프랑스 문학 서평 2

마르그리트 뒤라스 <모데라토 칸타빌레>

모데라토 칸타빌레’라는 제목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을 해봤다. 먼저 살인 사건이 일어난 다음주 금요일 지로 선생님에게 피아노 레슨을 받으러 간다. 안은 지로 선생님 집에 들어가기 전 아들에게 모데라토 칸타빌레의 뜻을 한번 복습시키고 올라간다. 그런데 이 장면이 독백처럼 들리는 것은 기분탓일까? “잘 기억해둬”하고 안 데바레드가 말했다. “보통 빠르기로 노래하듯이라는 뜻이니까.”(71p) 보통 빠르기로 노랫하듯이라고 안이 말하는 모습이, 스스로에게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지난 짜릿한 일탈들을 맛보며, 다시금 이전의 보통인 삶을 어느 정도는 지켜야지라고 나 자신에게 말하듯이 말이다. -> 이는 레슨이 끝나고 카페에 들어가지는 않고 출입문에 멈춰있던 안의 모습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쇼뱅이 그녀 쪽..

형식적 결혼? 진정한 친구 만들기?

어릴 적, 밤에 혼자 잠들기 전 하는 습관이 있었다. 귀신이 나올까봐 무서워서 “거기에 있는 거 다 알아!”라고 외치곤 했다. 잠에 들 시간이면 베란다, 옷장, 천장에서 등장하는 커다란 괴물들은 공포 그 자체였다. 『Lui?』의 남자 주인공도 어린 시절의 나처럼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허상을 보고 두려움을 느낀다. 계속해서 나타나는 환영에 강박적인 태도를 보이고 집착한다. 그는 밤에 혼자 있기 때문에 허상을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늦은 밤에도 누군가와 함께 있을 수 있는 ‘결혼’이라는 수단을 해결책으로 선택한다. 그러나 그가 결혼하는 것이 진정한 해답이라고 볼 수 있을까? 이에 답하기 위해서는, 주인공이 왜 환영을 두려워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어느 가을 밤, 그는 퇴근하고 텅 빈 집에..